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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갓길 홀로 걷는 할머니 위험"…15㎞ 지나 신고한 차주 자책, 왜?

더불어 함께 2024. 3. 22. 06:43

"고속도로 갓길 홀로 걷는 할머니 위험"…15㎞ 지나 신고한 차주 자책, 왜?

소봄이 기자 님의 스토리
  22시간  1분 읽음

 

 

 

 

 

(보배드림)©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고속도로 갓길에서 혼자 걸어가던 할머니가 한 시민의 신고로 무사히 구조됐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고속도로 갓길을 홀로 걸어가시던 할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얼마 전 지방 출장으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정안알밤휴게소에 잠시 들렀다"며 "휴게소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합류하려던 길에 우측 갓길에서 지팡이 하나 들고 혼자 걸어가던 할머니를 목격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가 본 노인은 80세가 족히 넘어 보이는 할머니였다. 당시 그는 차량을 멈춰 세우고 할머니에게 갓길로 위험하게 걸어가는 이유를 물어보려다가 지방 출장 업무로 업체 대표와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촉박해 결국 할머니를 지나쳤다.

A 씨는 "휴게소에서 출발한 지 약 15㎞ 지나자 다른 곳으로 빠지는 램프 구간을 발견했다"며 "할머니의 걸음걸이와 속도를 생각하면 아마 이 램프 구간까지 오려면 10시간은 걸릴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할머니가 계속 신경 쓰였던 A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고. 업체 대표와의 미팅이 끝난 뒤 출동했던 고속도로 순찰대에 연락한 그는 할머니의 사정을 듣게 됐다.

할머니는 정안알밤휴게소에서 환승해야 하는데 환승하지 못해 휴게소를 기웃거리다가 결국 갓길을 따라 걸어갔던 것이다. 경찰은 "정말 위험해 보였다. 어르신 발견 후 바로 차에 태워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실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얼마나 다행인지. 만약 고속도로 순찰대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 할머니는 어디까지 걸어가셨을지…며칠 동안 계속 그때 생각이 난다. 처음 할머니를 목격했을 때 바로 차를 갓길에 세우고 그 상황에 대해 여쭤봐야 했다. 그러지 못한 나 자신이 얼마나 원망스럽고 실망스럽던지"라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다시 이런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바로 차를 세울 거다. 만약 그 할머니가 내 부모님이었다고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울컥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경찰에 신고한 게 적절한 대처다. 좋은 일 했다", "아직 세상이 따뜻한 이유", "그 정도 해도 잘한 거다. 자책하지 말고 자신을 칭찬해라", "눈물이 핑 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 거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좋은 일 하셨다" 등 A 씨를 칭찬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