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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슈퍼 리치’-전 세계 탄소 배출량 ‘16%’ 차지

더불어 걷는 길 2023. 11. 20. 17:22

1%의 ‘슈퍼 리치’,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6%’ 차지

지난 8월21일(현지시간) 그리스에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한 주민이 대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가 소득 하위 66% 만큼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소득 상위 1%에 해당하는 ‘슈퍼 리치’ 7700만명이 배출한 탄소량은 약 59억t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6%를 차지했다. 이는 소득 하위 66%에 해당하는 빈곤층 50억명이 배출한 탄소량과 맞먹는 수치다.

소득 상위 10%로 범위를 넓히면 이들이 배출한 탄소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절반에 달했다.

또 소득 하위 99%에 속하는 최빈곤층이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가 1년간 배출하는 만큼의 탄소를 사용하려면 150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억만장자 12명이 사용한 에너지로 210만 가구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짚었다.

옥스팜은 요트·전용기 등 사치스러운 생활 방식 뿐만 아니라 오염도 높은 산업에 대한 투자, 미디어·경제·정치·정책 도입 등에 개입할 수 있는 과도한 영향력 측면에서 이들 ‘슈퍼 리치’에게 기후 위기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상위 1%가 2030년 배출하는 탄소량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제시한 배출량 목표치를 22배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전세계 소득 집단 및 소비 기반 탄소 배출량. 옥스팜

문제는 이런 ‘오염 엘리트’들이 탄소 배출 및 기후변화에 상당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대부분 빈곤층이 보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의 91%는 개발도상국에서 나왔다.

2019년 기준 상위 1% 슈퍼 리치의 탄소 배출량은 이상 고온 현상으로 130만명의 사망을 촉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같은 해 북반구 고소득 국가는 전 세계 소비 기반 탄소 배출량의 40%를 차지했지만, 남반구의 저소득 국가는 0.4%에 불과했다.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의 탄소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옥스팜의 기후정의 수석 정책 고문인 치아라 리구오리는 “슈퍼 리치들이 지구를 파괴할 정도로 약탈하고 오염시키고 있지만, 가장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은 이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라며 “기후 붕괴와 불평등이라는 인류의 두 가지 위기가 서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이 같은 ‘기후 불평등’ 해소 방안으로 슈퍼 리치에 대한 적극적인 부유세와 화석 연료 회사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제시했다. 옥스팜은 가장 부유한 1%의 소득에 60%의 세율을 적용하면 영국의 2019년 탄소 배출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절감할 수 있고, 재생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6조4000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