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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검'의 언론 플레이

더불어 걷는 길 2022. 2. 19. 10:01

'윤석열 대검'의 언론 플레이

고제규 기자 입력 2022. 02. 19. 06:45 
 
 
 
 
채널A 사건 수사 기록과 고발 사주 의혹 증거를 종합해보면 '윤석열 대검'은 제보자 실체를 파악하고 "취재해보라는 식"으로 흘렸다. 대검이 전형적인 '메신저' 공격에 나선 셈이다.
고발장 전송자로 특정된 손준성 검사(위)는 입원을 이유로 공수처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중앙일보〉 ㅂ 기자:응. 그니까 그래서 나도 지○○ 좀 이제 약간 캐보고 있거든. 채널A 백○○ 기자:예 뭐. 페북 이름도 다 아시죠? 〈중앙일보〉 ㅂ 기자:어. 뭐 E 어쩌고어쩌고던데. 채널A 백○○ 기자:그것도 제가 알기로는 검찰에서 이렇게 살짝 알려준 걸로 알고 있는데. 〈중앙일보〉 ㅂ 기자:아, 맞아 어. 채널A 백○○ 기자:예, 뭐 이렇게 조선(조선일보) 위에다가 알려주고 뭐 이렇게 했나 봐요. 〈중앙일보〉 ㅂ 기자:응, 응, 맞아 맞아 맞아. (중략) 완전 검찰에서도 좀 약간 (지○○을) 취재해보라는 식으로 하더라고. 채널A 백○○ 기자:그럴 거 같아. 〈중앙일보〉 ㅂ 기자:그니까 걔네(검찰)도 (지○○을) 작살내고 싶어 하지.

2020년 4월3일 채널A 백○○ 기자가 〈중앙일보〉 대검 출입 ㅂ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이다. 백 기자는 ‘채널A 사건’으로 기소된 이 아무개 기자와 같은 법조팀이었다. 〈시사IN〉이 입수한 채널A 사건 수사 기록에 이 녹취록이 등장한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인 고발장 작성자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0년 3월31일 MBC는 ‘검언 유착 의혹’을 보도한다. 백 기자와 ㅂ 기자가 통화한 2020년 4월3일, 김웅 당시 국회의원 후보는 조성은씨에게 MBC 기자와 뉴스타파 기자, 최강욱 변호사 등이 윤석열·김건희·한동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손준성 보냄 파일’로 전송한다. 김 후보는 이날 고발장 외에도 제보자 지○○ 판결문, 지○○ 페이스북 캡처 사진 등을 조씨에게 전송했다.

2021년 9월 ‘뉴스버스’가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보도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4월3일에 일어난 일이 4월3일자 고발장에 들어가 있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언급한 ‘4월3일에 일어난 일’ 가운데 하나가 4월3일자 〈조선일보〉 ‘친여 브로커 윤석열 부숴봅시다… 9일 뒤 MBC ‘檢·言 유착’ 기사이다. “2020. 4. 3. 조선일보에서는 피고발인 지○○이라는 오로지 한 사람이 뉴스타파와 MBC의 전속 제보꾼이 되어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가족, 측근을 비방하는 내용을 전부 다 혼자서 제보했다는 사실을 취재하여 보도하였다(고발장 16쪽).” 이 기사는 검찰과 법원을 출입하는 〈조선일보〉 법조기자들이 썼다.

그동안 〈조선일보〉 기사 취재원이 대검이 아니겠느냐는 추정만 있었다. 〈조선일보〉 보도가 나온 당일인 2020년 4월3일 채널A 백 기자는 〈중앙일보〉 기자에게 “제가 알기로는 검찰에서 이렇게 살짝 알려준 걸로 알고 있는데” “뭐 이렇게 조선(조선일보) 위에다가 알려주고 뭐 이렇게 했나 봐”라고 말한다. 대검을 출입하던 〈중앙일보〉 기자는 이렇게 대꾸한다. “검찰에서도 좀 약간 (지○○을) 취재해보라는 식으로 하더라고.” 이 〈중앙일보〉 ㅂ 기자는 이날 통화 뒤 ‘채널A-검찰 의혹 제보자 X, 여당 출마자에 정경심 변호 제안’ 기사를 썼다.

채널A 사건 수사 기록 등을 종합해보면, 2020년 3월31일 MBC 보도 뒤 ‘윤석열 대검’은 제보자인 지○○ 실체를 파악하고 “조선(조선일보) 위에다가 알려주고”, 〈중앙일보〉 출입기자에게도 지○○을 “취재해보라는 식”으로 흘렸다. 대검이 ‘메신저’ 공격에 나선 셈이다. 고발장 전송자로 특정된 손준성 검사(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는 현재 입원을 이유로 공수처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고제규 기자 unjusa@sis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