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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김장환 목사 만남 국민일보 단독 보도가 말하는 것

더불어 걷는 길 2022. 2. 15. 17:50

김건희-김장환 목사 만남 국민일보 단독 보도가 말하는 것

조준혁 기자 입력 2022. 02. 15. 16:17 
 
 
 
 

 

군부독재 권력 지근거리에 있던 김장환 목사
이명박 면회에 박근혜 청와대 찾아가기도
"무속·신천지 논란도 눈 감아주겠다는 메시지"

[미디어오늘 조준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를 만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최근 무속·신천지 논란 등에 휩싸인 상황에서 보수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김 목사를 만난 것이다.

심지어 관련 최초 보도를 한 곳은 국민일보다. 국민일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 개신교계가 출자해 만든 회사다. 고(故)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아들들이 국민일보를 이끌어오고 있다.

평소라면 보수 개신교계는 김씨의 무속·신천지 논란 등에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을 것이다. 이단 문제 등은 보수 개신교계에서도 가장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만남과 만남이 공개되는 과정을 놓고 봤을 때 보수 개신교계는 한마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와 김씨에게 마음이 기운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국민일보는 15일 오전 5시 '[단독] 김건희 “문화·예술·종교 분야 공개 활동 검토”…선거 지원 시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에 노출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을 찾은 김씨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 관련 내용을 기사에 담아냈다.

국민일보는 “김씨는 이날 극동방송국에서 김 목사를 비공개로 만났다. 김씨는 수행비서 1명만 데리고 직접 운전해 오전 7시 극동방송국에 도착했다. 이후 김 목사와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며 “김씨와 김 목사의 만남은 이번이 네 번째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윤 후보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후보는 지난해 9월 고(故)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목사의 장례식장에서 김 목사와 만난 이후 몇 차례 더 만남을 가진 뒤 김씨에게도 이를 제안했다고 한다”며 “김씨는 지난해 12월 김 목사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정기적으로 기도회를 갖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는 김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불거진 때였다. 김씨는 김 목사의 기도와 조언으로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며 “김씨는 지난달 11일엔 김 목사와 성경 공부를 했고, 지난 2일엔 김 목사를 포함해 기독교계 저명 인사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개신교계에서도 보수 교단을 대표하는 인사로 꼽힌다. 그가 극동방송을 만들고 운영해오는 과정에서 군부독재 정권, 보수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신학을 전공한 김 목사는 미국 정계와도 밀접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과도 지속적으로 연결돼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김 목사는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가 12·12 군사쿠데타 40년을 기념하며 만든 식사 자리에도 함께했다. 이에 앞서 2006년에는 극동방송 창립 50주년 행사에 전씨를 공식 초청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목사는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와도 인연이 있다. 2016년 11월 김 목사는 박씨가 국정농단 사태로 궁지에 몰려 있을 때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와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2018년에는 이씨가 있는 서울 동부구치소로 면회를 가기도 했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 사진=김 목사 홈페이지 갈무리

개신교계에서는 김 목사와 김씨 간 회동을 두고 보수 정당과 보수 개신교계의 결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씨가 무속·신천지 논란에 휩싸인 상황 속에서도 보수 개신교계가 이를 눈 감으며 보수정당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해당 보도를 한 매체, 국민일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디모데 평화나무 공명선거감시단장은 “누가 봐도 무속·신천지 논란이 생기니 보수 개신교계 원로 목사를 의도적으로 만났고 그것을 국민일보라는 특정 언론, 보수 개신교계 언론에 노출시킨 상황”이라며 “한국 보수 개신교계에선 무속과 신천지를 타도해 왔다. 그러나 이번 만남을 놓고 보면 자신들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정치인이나 권력자의 각종 의혹은 눈감아 주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극동방송 측은 김 목사와 김씨 간의 회동, 또 김 목사를 향한 비판 목소리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극동방송 관계자는 “(김건희씨와의 만남은) 김 목사 개인 스케쥴이기 때문에 세세하게 알지 못한다”고 했다. 김 목사가 보수 정당과 지속적으로 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코멘트 드릴 부분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