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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마지노선 ‘1.5도’ 뚫렸다…작년 지구 기온 역대 최고

더불어 걷는 길 2025. 1. 12. 16:12

 

기후위기 마지노선 ‘1.5도’ 뚫렸다…작년 지구 기온 역대 최고

지구 기온 15.1도…산업화 이전보다 1.6도 올라
2023년·2024년 2년 연속 ‘가장 뜨거운 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팰리세이드 산불’이 확산하는 가운데 소방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이런 초대형 산불의 배경에 ‘수문기후(대기 중 물의 존재와 운동에 관한 것) 채찍질’이라는 현상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변화로 대기가 물을 빨아들였다가 내뿜는 ‘대기 스펀지’ 효과가 커지면서 홍수와 가뭄을 오가는 극단적 날씨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AFP/연합뉴스

‘기후 재앙을 막는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1.5도 선'이 지난해 처음으로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15.1도로,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에 견줘 1.6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견줘 1.5도를 넘은 건 사상 처음으로,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목표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다.

 

2024년은 또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는데, 산업화 이전 대비 1.48도가 올랐던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더운 해'였다. 지난해 지구 기온은 평년(1991~2020년) 평균보다는 0.72도 높은 수준이며, 2023년보다는 0.12도 오른 것이다. 가장 더운 날은 7월22일로, 이날 지구 기온은 17.16도까지 올랐다.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은 15.1도로,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에 견줘 1.6도 상승했다. 지난해와 2023년의 월별 기온을 이은 붉은 선이 1940년 이래 모든 해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제공
1967년 이후 연평균 지구 기온(왼쪽)과 1850년 이후 5년씩 평균한 지구 기온 변화 추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제공

바다 온도도 역대 최고였다. 지난해 극지방을 제외한 해수면의 연평균 온도는 20.87도로 역대 최고였다. 1991~2020년 평균보다 0.51도 높았다. 북대서양과 인도양, 서태평양 등 주요 해역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탓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지난해 (지구 온도를 끌어올린) 엘니뇨 현상이 끝나고 적도 동부 태평양이 더 중립적인 조건으로 바뀌었음에도 (과거와 달리) 많은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지구 상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메탄 농도도 최고치를 경신해 이산화탄소는 422ppm, 메탄은 1897ppb를 기록했다. 각각 2.9ppm, 3ppb 증가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선임 기후과학자 개빈 슈미트는 영국 가디언에 “해수면이 지금보다 수십 미터나 높았던 300만년 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3도 높았을 뿐이었다”며 “우리는 불과 150년 만에 플라이오세 수준의 온난화에 절반쯤 도달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2024년 지구 기온이 1.5도를 넘겼다고 당장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 파리협정의 목표는 10~20년 이상의 장기 측정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