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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유전체 8%-20여년 만에 해독..'인간 게놈 지도' 100% 완성

더불어 걷는 길 2022. 4. 1. 21:45

미지의 유전체 8%-20여년 만에 해독..'인간 게놈 지도' 100% 완성

박용하 기자 입력 2022. 04. 01. 20:35 

[경향신문]
국제 공동연구진, 새 분석법 도입
DNA 염기쌍 2억개 새로 밝혀내
유전병·난임 등 해결에 ‘가까이’

인간 게놈 연구자가 DNA 시퀀서(염기서열 해독 기기)에서 나온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 공동연구진이 31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완전한 형태의 인간 게놈(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과학계에선 인류가 유전질환과 난임 문제 등의 해결에 한층 다가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33개 다국적 연구기관과 과학자 114명으로 구성된 국제 컨소시엄 ‘텔로미어-투-텔로미어’(T2T)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HGP)가 앞서 규명하지 못했던 게놈 지도의 남은 8%를 20여년 만에 해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된 논문 6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4월1일자에 실렸다.

HGP는 2003년 13년간의 노력 끝에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지만 기능이 불분명하고 분석하기 까다로운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 부위는 충분히 규명하지 못한 상태였다. T2T 연구진은 인간 DNA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새 분석법을 도입해 DNA 염기쌍 약 2억개를 새로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2000여개와 200만개의 유전적 변이 등도 찾아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미 록펠러대 에릭 자비스 박사는 “(이번에 규명한) 8%를 통해 세포 분열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게 됐고,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질병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이번 성과로 유전체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운증후군 등의 질환이나 난임 문제 해결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인간 진화의 기원과 경로를 밝히는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T2T를 이끈 애덤 필리피 박사는 “인간 게놈 분석을 마무리한 것은 새로운 안경을 쓰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이제야 모든 것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으며,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에는 개인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