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건진법사가 김건희 회사 ‘고문’이었다는 명함 공개돼
윤석열 대선캠프 “지인 소개로 알고 지낸 정도...무속과 아무 상관없어”
- 이승훈 기자 lsh@vop.co.kr
- 발행 2022-01-25 12:57:52

국민의힘 측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부와 건진법사는 특별한 관계가 아니고 건진법사가 캠프 내 네트워크본부에서 일하게 된 계기도 김건희 씨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과도한 무속논란”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건진법사가 과거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의 회사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건진법사가 김건희 씨의 회사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 활동했던 명함 등이 공개되면서다. 해당 명함에 적힌 코바나컨텐츠 주소를 고려하면, 건진법사는 2013~2016년 사이에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 활동했다.
건진법사의 코바나컨텐츠 ‘고문’ 명함
명함 회사 주소, 2013~2016년 주소
25일 열림공감TV는 건진법사의 명함 등을 공개했다.
열림공감TV 측은 관련 취재 중 한 제보자로부터 이 명함을 받았다고 한다. 코바나컨텐츠 명함에는 건진법사 전 씨의 직책이 ‘고문’이라고 적혀 있다. 윤 후보 캠프 네트워크본부 직책도 ‘고문’이었다.
또 해당 명함에 코바나컨텐츠 주소로 ‘서울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188, 201호 (서초동, 아크로오피스텔)’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2013년 코바나컨텐츠 주소다. 주식회사 코바나컨텐츠 등기부등본을 보면, 2013년 8월 이곳으로 주소가 한차례 변경되고, 2016년 다른 빌딩으로 다시 변경됐다가, 2018년 또다시 변경된다.
건진법사의 딸이 김건희 씨가 기획한 행사에서 스태프로 일했다는 시점도 2013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무속인 친분’ 의혹으로 공개한 영상에서도 2015년 코바나컨텐츠 주관 전시회의 VIP 개막 행사에 건진법사가 참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건진법사는 충주 일광사 주지 혜우스님과 함께 VIP 행사에 참여했다.
이 영상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측은 “개막식에는 경제, 문화, 종교계 인사뿐 아니라 박영선 전 장관 등 여권 인사들도 참석했다”며 “김건희 씨는 이 많은 분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참석했는지 알지 못하며, 행사장을 다니며 감사의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는데, 박 전 장관은 “문제의 행사를 앞두고 김 씨가 내게 직접 전화해서 와달라고 했다”라며 “국민의힘 해명은 거짓”이라고 재반박한 바 있다.
25일 윤희석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임공보특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김건희 대표와 건진법사가 원래 알고 있었다고 인연이 꽤 있었다고 가정을 해 보자”라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윤 특보는 “우리나라 같이 큰 나라가 대통령 한 사람의 의도대로 국정이 좌지우지되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본다”라며 “잘못 생각해서 국가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점이 있다면 검증하고 얘기해야 하는 게 맞지만, 대선을 두 달도 안 남은 상태에서 무슨 공익이 있다고 검증된 언론도 아닌 곳에서 내보내는 것에 대해 답변하라는 게 맞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그는 “근거가 나왔다고 해서, 그 얘기 자체가 얼마나 공익에 부합하느냐를 한 번 생각해 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이날 입장을 냈다. 이 대변인은 “김건희 대표는 (건진법사) 전 씨를 지인 소개로 알고 지낸 정도의 사이일 뿐, 전 씨에게 점을 본 사실이 없고 무속과도 아무 상관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 씨에게) 고문 직함을 쓰라고 한 사실은 있으나, 그 후 출근하거나 활동한 사실이 전혀 없고, 월급 등 대가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최근 윤 후보가 건진법사 전 씨의 조언을 받고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의혹은 세계일보가 최초 보도한 내용이다. 지난 17일 세계일보는 2020년 2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경북 대구시에 확산될 당시 신천지 종교시설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찰이 두 차례 반려한 배경에 건진법사라고 불리는 무속인 전 씨가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건진법사 지인의 말을 인용해 “윤 총장이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는지 건진법사에게 물어온 적이 있고, 이에 대해 건진법사가 이만희 회장도 하나의 영매이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조언했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윤 후보와 관련한 무속 논란은 손바닥 왕(王)자를 시작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진법사 외에도 천공스님, 무정스님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