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오열' 이재명 "어머니께 거짓말하고 인권변호사 길..상처 많았다"

더불어 걷는 길 2022. 1. 24. 17:48

'오열' 이재명 "어머니께 거짓말하고 인권변호사 길..상처 많았다"

정재민 기자,윤다혜 기자 입력 2022. 01. 24. 16:46 수정 2022. 01. 24. 17:05 
 
 
 
 
 
"어머니, 공중화장실서 대변 20원·소변 10원 받으며 지켜" 눈물
"포기하려는 사람들 희망 주고 싶어..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경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걸어서 민심 속으로'의 일환으로 경기 이천시 이천중앙로문화의거리를 찾아 즉석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2022.1.2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성남=뉴스1) 정재민 기자,윤다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4일 정치적 고향 성남을 찾아 가족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으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을 찾은 뒤 즉석연설에서 "이곳이 이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후보는 "지난 1976년 2월23일 비 오는 새벽에 이곳을 걸어 올라왔는데 길이 진창이라 신발이 자꾸 벗겨지고 걸어 다닐 수가 없는 곳이었다"며 "아버지는 청소 노동자로, 어머니는 공중화장실에서 대변 20원, 소변 10원을 받으며 제 여동생과 함께 화장실을 지켰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말 열심히 살았다.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다"며 "그래도 행복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그때 함께 일하던 사람들,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위험 속에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며 "국가가 할 일이 무엇이냐. 힘겹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많은 사람이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장사가 안되는 사람에게는 장사할 기회를 주는 게 바로 정치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 "함께 잘 사는 세상, 좌절해서 이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내게도 기회가 주어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세상을 여러분은 만들고 싶지 않으냐"며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제가 탈출한 웅덩이 속에서 좌절하고 고통받고 절망하는 사람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제가 힘들게 공부하다가 요즘 젊은이들이 세계에서 자살을 제일 많이 하는 게 우리나라라고 해서 생각해봤다"며 "너무 어려워서 공장에서 다쳐 팔이 장애가 돼서 앞날이 캄캄해서 저도 다른 선택을 생각하고 실행해 본 적이 있던 곳이 바로 이 뒤, 1층 반지하 집"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누군가는 세상 포기하고 떠나고 있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여러분에게 희망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화장실을 지키며 아들이 잘되기만 바랐던 어머니께 거짓말하고 스물다섯 나이에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며 "열심히 일했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많다"며 눈물을 떨궜다.

또 "이곳에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여전한 숨결이 남아있다"며 "제가 우리 가족, 형제, 또 나와 함께 공장에서 일한 수많은 사람들,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 다해 일한 그 많은 사람을 위해서 지금보다 몇 배, 수십배 더 열심히 하겠다"고 흐느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