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헤드였다..김건희 친오빠- 캠프 관여 정황
김완 입력 2022. 01. 18. 20:06 수정 2022. 01. 18. 21:16"캠프 엉망" "재조직해야" 김건희씨 요청에
지난 8월 '7시간 통화' 이 기자가 '교육'
이후 10월 인스타그램 '개 사과' 논란 일어
"헤드"라 불린 친오빠도 교육 모임 참석
국민의힘 "친오빠 캠프 관여 않아" 해명

김건희씨가 남편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 인사나 캠프 조직 등에 적극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씨의 친오빠도 함께 관여해온 정황이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해 윤 후보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던 하반기 캠프에 대한 불만 등을 제기하며 ‘조직 재정비’를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하나의 본거지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경선 때부터 캠프 안팎에 무자격 인사들이 활동한다는 논란을 키워온 실정이다.
친오빠 개입 정황은 김씨가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이아무개 기자와 지난해 반년에 걸쳐 7시간여 나눈 통화에서 드러난다. <한겨레>가 입수한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 등을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해 8월말 친오빠 등 5명과 함께 자신의 사무실에서 7월부터 캠프 조직, 선거 관련 얘기를 나눠오던 이아무개 기자로부터 ‘맞춤형 강의’를 받았다.

이 모임엔 친오빠뿐만 아니라 윤 후보의 공식 경선캠프(2021년 7월초 구성된 ‘국민캠프’, 서울 안국동)에서 활동하던 인사 2명과 코바나컨텐츠 직원들도 참석했다는 게 김씨의 말이다. 김건희씨는 모임 뒤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성 직원 2명 외) 다른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캠프에서 일하는 애들인데 여기서 같이 SNS 토의도 하고 자료 같은 것도 본다”며 “(강연 때) 오빠 온다 그래가지고 내가 좀 들으러 와라, 배울 것도 있으니까, 자기는 좋다 그러지, 현장에서 뛴 사람들도 또 그런 경험이 애네들은 없잖아. 그래서 들으러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전 통화에서 그의 친오빠를 “(캠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나 “헤드”의 한 예로 소개하며 “여기서 지시하면 다 캠프를 조직한다”(2021년 7월21일)고 말한다. 당시 김씨는 “캠프가 엉망”이라며 “재정비”를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후보 쪽 사람들이) 유튜버를 전혀 모른다”는 고충도 터놓는다. 그러면서 이 기자에게 “캠프로 오지 말고” 자신의 사무실로 와 “강의”를 해달란 요청을 하기 이른다.
김건희씨의 통화는 강의모임 나흘 뒤인 9월3일 이뤄졌다. 여기서 김씨는 “(캠프에서 교육받으러 온 이들은) SNS 영상도 만들고 그런 건데, 아직 어려가지고 메시지 내고 그런 건 아니고 영상 같은 거 좀 만들고 따라다니면서 그런 거 하는 애들인데 현장에서 소리 듣자고 하니까 너무 좋아서 왔다”며 “(강연 들은 이들이) 도움이 되고 재밌다던데. 또 부르라고 하는데?” 말하기도 했다.
당시 모임에 참석한 캠프의 SNS 담당자들은 “젊은 애들”로 통칭되며 코로나 때문에 휴직 중인 승무원도 있다고 김씨는 소개했다.

이듬달인 10월은 전두환씨 옹호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윤 후보가 ‘사과는 개나 줘버려’라는 메시지가 담긴 이른바 ‘개 사과’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던 때다. 당시 ‘개 사과’ 사진을 김건희씨가 촬영했다는 의혹이 일자 윤 후보는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해할 필요가 없다”며 “선거는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와 교육모임에 참석했던 캠프 인사들이 이 사건에 관련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전부터 SNS 중심의 대응이 논의되고 훈련되어 왔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문화방송>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이 기자가 지난해 8월30일 코바나컨텐츠에서 30분 특강을 한 뒤 김씨로부터 105만원 강의료를 받았다고 16일 보도했다. 다만 참석자와 강연 내용, 또 참석자들이 던졌을 질문 등은 여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한겨레>는 이씨에게 자세한 사정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한겨레>에 “김○○(김건희씨의 오빠)씨는 기본적으로 캠프에 관여하지 않았고, 8월말 이씨가 방문한 자리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다. 이씨가 구성원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20대 후반 SNS 담당자 2명이 후보자 면담 등을 위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방문했다 대기한 정도”라고 밝혔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